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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땅에서-조선 드림


할렐루야! 존귀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 를 드립니다.

지난 10월 6일, 이곳 이집트 카이로 에 도착해 한 달 보름정도 생활해 나 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정착도 잘 되어진 듯 하고요. 후덥지근한 열대우림의 나라에서 살다가 한국의 가을과 비슷한 날씨가 한창인 나라로 오니 또 감회가 새롭습니다. 잊고 있었던 고국의 가을이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묻어 보여질 것만 같거든요. 물론 가끔은 (벌써^^) 비가 그립기도 합니다. 거의 매일 비를 보고 살아 와서인지 문득 문득 아이들 이나 저, 아내 중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도 비가 안오려나?" ㅎㅎㅎ 사막 기후임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도착 후 아직 한번도 비를 못봤네요. 그래도 먼지 투성인 나무들과 거리를 보면 동남아처럼 한번 비가 싹 쏟아져서 씻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상상을 해봅니다. (비가 오면 배수 시설 자체가 안되어 있는 곳이라 오물들과 여러가지 뒤섞여서 아주 난리가 난다는 이 곳 지인의 말씀에 이 상상도 끝을 맺었답니다.)


• 물갈이

그냥 지나쳐도 되련만 이곳에서도 예외 없이 온가족이 돌아가면서 물갈이 설사라는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애굽살이의 첫걸음은 이렇게 약간 (?!)의 통증과 불편함을 이기고 가벼이 통과했지요.


• 집계약

집은 도착한 다음날 첫번째로 본 집이 아내와 딸들 맘이 들어서 바로 계약을 하고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집주인 할아버지는 이전에 러시아 대사까지 하셨던 분이셔서 그런지 외국인인 저희 가족을 참 살갑게 대해 주시며 만날 일이 있을 때마다 써바이벌 이집트 아랍어를 가르쳐 주시곤 합니다. 늘 그렇듯 나라를 옮기게 되어질 때마다 주님만 기대함으로 들어가 살아갔지만 이번이 이집트, 이 애굽은 짧은 시간, 준비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정말 문자 그대로 주님만 바라고 기대함으로 들어 섰는데, 저희가 이전에 살았던 아프칸이나 예멘, 심지어 두바이나 오만보다 더 좋은 곳으로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요? 자발적 고난을 선택하며 온 이곳 애굽... 아직까지는 너무나 좋은 곳으로 느껴지니 오히려 느슨해질까 더욱 주님만 붙들게 됩니다. 지금은 1년 중 가장 풍성한 시기... 풍부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사막임에도(나일강으로 인한) 넉넉한 물까지.... 금방 이 시기가 끝나고 사막다운 모습의 시기가 온다고들 하지만 아직까지 저희에겐...애굽이 그냥 애굽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만 듭니다 .


• 비자

첫비자를 잘 받았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처음 진행하는 이 곳의 비자도 그렇게 간단치는 않았습니다. 이틀동안 관공서를 오가며 진행시키는거라 번거롭고 오래 기다려야해서 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기다리는 동안 계속되었던 '한치의 거리낌없이 너무나도 당당하게 끼어들기'는 중동의 삶(그 중 하나가 바로 '무질서가 질서')에 나름 익숙하다 여겼던 저와 아내에게도 불편하게 여겨지더군요. 그래도 금방, 이것이 또 이 애굽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게 한 저력(?!)인지도 모른다며 웃음이 빵!!!. 아마도 비자면에서는 이집트가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나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광수입이 국가수입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인지라 외국인이 관광비자로도 원하는 만큼 오래도록 (예외도 있지만) 있을 수 있습니다. 유럽과 가깝다 보니 유럽에서 차를 가지고 넘어와 여행하거나 그러다 아예 이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전에는 관광비자를 1년씩 주었는데 최근 IMF를 크게 겪고 있어 돈이 많이 필요한지 이전보다 수십배나 비자비를 올렸고 기간도 3개월로 줄였다지만 그게 어딥니까? 비자를 사서 거주하는 것이 합법적이다라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게는 그저 감사이고 또 감사입니다.


• 언어학원

이전에 오만과 예멘에서 배운 아랍어가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일상적 서바이벌은 할 수 있다지만 그 쪽 아랍어와 이집트 로컬 아랍어는 단어부터가 제법 다르네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집근처(나름 소문난 곳인데 알고 보니 도보로 집에서 10분 거리) 아랍어학원에 등록해 다시 기초부터 로컬 아랍어를 시작하기로 하고 현재 1단계는 마쳤고 2단계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초기지만 예멘쪽 아랍어와는 이곳에서 상용되는 단어들이나 발음, 문법부분들에도 상당한 차이가 느껴져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을 남기며 새것을 알아가고 정리하는데 혼란과 혼돈 속에 있는 듯 좌충우돌 중입니다. 은혜가 너무 필요하지요... 일꾼들이 필요한 곳도 많고, 지금 당장해야 할 일도 참 많겠지만... 너무나 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일앞에, 자연스레 그 일이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인간이고, 저 역시도 그런 인간이다 보니, 주님보다, 주님께 포도나무 가지처럼 붙어 있기보다 일을 먼저 쫓아가다보면 결국 내 안에 복음도 놓치게 되고, (그 결과 당연히) 영혼들에게 복음도 놓치게 할 수 있음 을 알기에.... 언제, 어디서든, 어떤 그 무엇보다 주님께, 그 주님의 말씀에 더욱더 깊이 집중하며 주님의 인도하심만 바랄 것입니다. 그리고 당분간 언어에 매진하려 합니다. 저 자신도, 만나게 하실 영혼들도 다른 것들은 다 놓칠지언정(때가 되면 스스로 버리겠지요) 결코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만은, 그 진리 의 말씀만은 놓치는 일이 없도록, 언제든, 어디서든, 전하는 자의 몫을 성실하고 충성되게 감당할 수 있길 위해... 간절히 아뢰어 주십시오.


• 현서, 현지

이집트에 도착해서 현서와 현지는 짐싸고 이동하고 정착하느라 밀린 공부를 하며 한 텀 (term)을 마무리 하느라 엄마와 함께 열심히 달렸습니다. 시험과 과제물을 잘 마무리하고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현서가 아랍어를 배우고 싶다고 몇 번 강하게 얘기를 해서 등록을 해주니 일주일에 두시간씩 이틀, 제가 다니는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수업이 없었던지 그 수업은 학생인 현서, 현지와 선생님 한분 뿐인데 선생님이 지루하지 않으시도록 두 딸은 일부러 경쟁하듯 열심히 하려 한다며 재밌어 하네요. 게다가 아무래도 집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학교가는 기분을 잊고 있었을텐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것도 제법 재미있나 봅니다.


• 만남..

결코 우연이 아닌 주님의 은혜 운동장에서 한 사역자 가정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전에 아프카니스탄의 칸다하르지방에 있었다는 것을 나누었는데, 그 사모님이 10년전 그 때 칸다하르로 단기선교 갔었고 그 곳에 있던 저희가 기억나신다며.. 2살, 3살 꼬맹이였던 현서랑 현지때문에 더 인상깊어 잊을 수 없었다네요. 그 곳에 다녀온 후로 외국계 회사 이사로 있던 남편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훈련받아 선교사가 되어 3년 전, 첫 선교지인 이집트에 오셨다는데 정말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만남때문에 저희도, 그분들도 너무 놀랐습니다. 서로 변한 모습에 잘 알아보지 못했지만 얼마나 반갑고 또 얼마나 감사하던지.... 이 가정과 교제하 면서 더욱 복음 밖에 다른 답이 없다는 결론을 굳게 하게 됩니다. 이 가정에는 12학년 아들과 11학년 딸이 있는데 현서와 현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 편하고 친근하게 대해주고 또 자기들이 섬기는 한인교회 청소년공동체를 소개해주어 두 딸들은 몇년만에 자기 또래 아이들 그룹에서 함께 예배드리게 되었답니다... 이제까지 늘 그러셨듯이, 여기서도 늘 선하시고 신실하신 주님... 그 분 때문에 감동입니다! 계속적으로 주님만 기대하고 이 두 딸을 주님의 손이 올려드립니다.




복음으로 결론난 인생, 복음으로 사는 인생되길... 깊이 기도해 주십시오.


어떻게 주님이 인도해 가실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요 6:28-29)이라고 예수님께서 분명히 답해 주셨으니 그 말씀대로 예수님만 믿음으로 하라는 일을 하고 하지말라는 일은 하지 않는 절대 순종의 길을 가길 다시 결단합니다.


부족한 저희 가정 이제까지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기도해주신 필라델피아 안디옥 교회 그리고 여러 협력교회 또한 개인적으로 후원과 함께 전심으로 기도해주시는 사랑하는 동역자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오신는 날까지 광야에서 주님만 기대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이길....




애굽땅에서 조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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