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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선교지소식_도익찬 선교사 (과테말라)

오늘은 위염이 심한 마리아 할머니 댁으로 왕진 가는 날입니다. 오늘따라 약장에서 위염약 한 통을 챙겼습니다. 급한 볼일이 있으니 다음 주에 오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할머니 댁에 도착하고 나서야 확인했습니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뒤에서 󰡒독또르(doctor)!󰡓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흔히 있는 일이라 지나칩니다. 더 큰 소리로 부릅니다. 이번에는 간절하게 들립니다. 집 앞에서 또르띠아를 굽다가 입은 까운을 보고 달려옵니다. 열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입니다. 언니가 위염이 심한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언니를 보자고 했습니다. 28살 언니 막달레나는 날 때부터 두 눈이 아주 심한 사팔눈입니다. 위염약을 전해 주는데 한 번에 잡지 못합니다. 옆에 있는 늙수레한 아버지도 날 때부터 왼쪽 눈이 그렇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오겠다며 돌아서는데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기브온 족속으로부터 원군 요청을 받은 여호수아에게 승리를 주시기 위해 태양계의 질서를 잠시 멈추셨던 전능하신 하나님이심과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은혜와 능력을 베푸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기도를 마칠 때쯤 먼 곳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에게서 보이스톡이 왔습니다. 일전에 아침 산책 도중에 사나운 이웃집 개가 달려드는 바람에 허리를 크게 다쳐 거동조차 못 하실 때 며칠 왕진 갔었던 선교사님입니다. 해발이 높은 선교지에서 간밤에 호흡곤란으로 뒤척이시다가 새벽기도가 끝날 때쯤 도움을 요청하시기 위해 연락을 하신 것입니다. 거동조차 힘드신데 차로 이동하실 수도 없고, 해발 1,600m가 넘는 저희 숙소로 오시기도 무리여서 바다 가까이 해발 200m 정도에서 사역하시는 다른 선교사님의 선교센터에서 며칠 쉬시도록 권해 드리고 저희가 그리로 왕진 가기로 했습니다. 네 시간 후에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먼저 도착하신 선교사님의 가쁜 호흡이 많이 나아져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한 한인교회의 의료선교의 일환으로 20명의 노인들에게 백내장 수술을 해 드리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현지 병원의 안과의사 팀이 집도했습니다. 저희 선교지에서는 할아버지 한 분, 할머니 두 분이 신청하셨습니다. 저희 차로 가기로 했습니다. 우기인 요즘 매일 쏟아지는 폭우로 무너져 내리는 바위와 토사로 자주 끊기는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산길을 지나 앞이 안 보이는 빗길을 4시간 달려갔습니다. 미까엘라 할머니는 녹내장이어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크게 실망하십니다. 깐델라리아 할머니는 증상이 너무 심해 수술이 안 된다는 말에 주름지고 투박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십니다. 두 눈을 수술한 뻬드로 할아버지는 기쁘지만 할머니들 때문에 내색하시지 않습니다. 수술 경과를 보기 위해 병원 옆 숙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병원에서 붕대를 풀었습니다. 모두 세상이 환하게 보인다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십니다. 평생 밝은 세상을 처음 보신 것입니다.

대부분의 선교지가 해발이 높아 저산소증으로 힘들어 하시는 선교사님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음 주말에 4박 5일의 침술 사역지원을 나가는 멕시코 국경 쪽에 있는 한 선교센터도 해발 2,700m가 넘습니다. 건강하게 사역 마치고 선교지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중보해 주십시오.

우리나라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습하고 더운 장마철을 잘 이겨 내시도록 저희들도 기도로 함께 하겠습니다. 모두 모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기도제목

1. 선교지는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는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2. 7월의 여러 사역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3. 순회사역과 왕진을 통해 모두 주님을 만나고 건강이 회복되도록

4. 구제사역이 중단되지 않도록

5. 주님의 때에 선교센터를 주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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